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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리 나는 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

by 로드미 2020. 11. 3.

소리 나는 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. 찾고는 나무로 깎아 세운 듯 이 주춤 걸음을 멈출 만큼 그들은 놀래었다. 그런 소리의 출처야말로 자기 네 방에서 몇 걸음 안 되는 사감실일 줄이야! 그렇듯이 사내라면 못 먹어하 고, 침이라도 배앝을 듯하던 B여사의 방일 줄이야! 그 방에선 여전히 사내 의 비두발괄하는 푸념이 되풀이하고 있다.― “나의 천사, 나의 하늘, 나의 여왕, 나의 목숨, 나의 사랑, 나의 애를 말 려죽이실 테요? 나의 가슴을 뜯어 죽이실 테요? 내 생명을 맡으신 당신의 입술로……” 셋째 처녀는 대담스럽게 그 방문을 빠끔히 열었다. 그 틈으로 여섯 눈이 방안을 향해 쏘았다. 이 어쩐 기괴한 광경이냐! 전등불은 아즉 끄지 않았는 데 침대 위에는 기숙생에게 온 소위 ‘러브 레터’의 봉투가 너저분하게 흩 어졌고 그 알맹이도 여기저기 두서 없이 펼쳐진 가운데 B여사 혼자―아모도 없이 제 혼자 일어나 앉았다.